관촌수필(2009/07/01)
이문구 지음| 문학과지성사 | 3판28쇄 2008.11.3 | ISBN 8932008507
이 책과 얽힌 이야기가 많다. 우선은 S대 다니던 친구 누이가 친구에게 읽어라고 준 책이었다. 고등학교 때 괜히 난 누이가 없지만, 읽고는 싶었다. 누이가 S대이기까지 하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알게 된 후에 (막연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시작조차 못했다. 어떤 이야긴지 전혀 몰랐다. 문학과 지성사의 시리즈로는 난쏘공이 처음이었지만, 뇌리엔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시작이 감동이었는지 그후로 박상륭씨의 [죽음의 한 연구1.2]와 [당신들의 천국]인가를 구입하긴 했었다. 이 두 권도 한국에 가면 꼭 읽어야지! 그렇게 이 책도 잊고 있었다. 그러다 일년 전 이 책을 장만했었다. 하지만, 지니고만 있었지 읽지는 못했다.
페루에 왔는데, 이 책 역시 책꽂이 꽂혀있는게 아닌가! 이건 인연이다 싶었다. 저자 이문구씨 죽음도 그 당시(2003년)에 바로 알았단 기억과 인터넷으로 그에 대한 글과 추모 글을 부랴부랴 읽기도 했었다. 선비란 단어와 이어진 느낌도 기억한다.
그렇게 앞 부분 할아버지 이야기를 5-6페이지 되는 내용은 지금 읽었는데도 머리속에서 끄집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잊혀지진 않았다. 향토색 짙은 문체 때문일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도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시작 몇 페이지는 전자국어사전을 통해 찾아보며 시작. 하지만, 몰입에는 방해가 되어 십여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는 사전을 닫고 그냥 무던히 읽었다.
임지 출발이 늦어지고 나서 마음엔 일과 스페인어 딱 두가지 생각만 존재했어야 했는데, 욕심은 독후감을 써야 된다는 것도 목표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토요일이 시작해 일요일 오전 10시에도 붙잡고 읽고 있다. 무던히 읽는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이었다. 소설을 페이지 정해두고 마라톤 처럼 읽는 사람이 있냐면? 네라고 답할 수 있다. 100여 페이지씩 읽자고 생각했고, 지키려고 무던히 애썼다. 다행히 재미가 있었다. 거기엔 연작 앞 두편이 내가 태어난 해에 기고 되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더욱 그러했다. 언제고 적었지만, 내가 존재한 72년도 부터 대학졸업하고 밥법이로 살았던 역사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는데, 막연히 나마 이런 소설로 투영된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 한 건 1950-70년대의 이야기다.
관촌수필은 연작소설이며 정말 제대로 이해하려면 사전을 옆에 끼고 읽어야 한다. 연작 제목과 인물에 대해 적어보았다. 6/28 174
일락서산(日落西山)/현대문학, 1972.5 - 할아버지/아버지
화무십일(花無十日)/신동아, 1972.10 - 윤영감
행운유수(行雲流水)/월간중앙, 1973.3 - 옥점
녹수청산(綠水靑山)/창작과비평,1973 가을 - 대복/순심
공산토월(空山吐月)/문학과지성,1973 겨울 - 아버지와 석공
관산추정(關山芻丁)/,1976 - 낚시 친구...
여요주서(與謠註序)/,1976 - 꿩
월곡후야(月谷後夜)/ - 순심의 겁탈이 일으키는 파장
[기억에 남는 구절]
"농사진 것 죄 압수당허구, 짐장밭두 무수 한 뿌래기 배차 한 잎새귀 안 냉기구 죄 압수당했는디 뭣 먹구 여적 살겄슈. 대뵉이 등골 뽑어 연명허는 게 분명치."-165
도대체 말야, 불갈비에 술을 걸치고 앉아서 말야, 무슨 새우젓 같은 소릴 허구 있는 거야-192
"부디 성공해서 옛말 허며 살으야 되여. 원제던지 편지허구, 한 번이나 내려오게 되면 내 집버텀 들르야 허네...... 기별 자주 허구, 몸 성이 잘 올러가게......"-235
애븨 웂이 큰 새끼들, 글이나 넘들 반만침이라두 배우야지......-250
고향을 지키고 있어 고향에 가려면 반드시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산을 관산이라 일컫어온 것을 마사[마사-사마천의 사기]이래의 일이었다.-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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